열린이야기-여름
여름을 보내는 열린식구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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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나태주
태양으로부터
무차별 쏟아지는
열정의 포화, 프로포즈
이 뜨거움 없으면
어찌 여름이
여름일 수 있겠니?
나무나 곡식이며 풀들은
어찌 일 년을 견딜 것이며
사람 또한 그러하겠니?
피서 혹서다
그럴 여유도 없다
태양의 선물이 고마운 것이다.
<photo by jung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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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삶, 주거권에 대하여
요즈음은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에 대해 민감하다. 특히 여러 명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시설에서는 특히 더 높은 인권 감수성이 요구된다.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하여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 년에 의무적으로 4시간 이상의 인권 교육을 받아야 하고,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도 일 년에 4시간은 인권전문가를 초빙하여 인권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시설 내 인권 침해 상황을 예방하기 위하여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권지킴이단도 운영한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노숙 위기에서 부득이하게 공동생활을 하다 보니 생활 습관, 성격 등의 차이로 갈등을 겪는다. 소소한 생활상의 갈등은 늘 있는 일이지만 일 년에 한두 번은 큰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최근에 생활인들 사이에 큰 몸싸움이 벌어졌다.
“젊은 사람이 예의 없이 군다”, “나이 많다고 함부로 대하면 되나”,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사과하지 않겠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 “저 사람은 꼴도 보기 싫으니 우리 층에 오지 않도록 해달라” 등등 사소한 감정이 충돌할 때마다 큰 소리가 난다. 실무자들은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갈등관리를 위해 개별 상담도 하고, 재발 방지 서약서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설을 하면서 우산을 들고, 머리채를 휘어잡고 서로를 때리는 폭력이 일어났다. 싸움의 원인을 제공했던 사람을 이참에 혼내줘야겠다는 군중심리도 작동했다. 결국은 경찰을 부르는 것으로 싸움이 정리되었다.
이런 싸움이 벌어지면 실무자뿐만 아니라 생활인 전체가 초긴장 상태가 된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불안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우선적인 대처는 더 이상 싸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는 작은 충돌도 곧 큰 싸움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변하겠냐 또 싸울 것이 뻔한데, 또 싸움이 벌어지면 어쩌나, 저 사람은 좀 내보내면 좋겠다. 시설장이 다수를 위해서 퇴거명령을 하면 되는데 왜 안내보내느냐” 등등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인권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노숙인 시설에서 나가는 분이 안전한 주거를 마련해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지킴이단 회의를 소집하여 생활인 전체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운영위원회를 통해서 퇴소여부를 논의했다. 싸움의 직접 당사자 중, 1명은 1년 반을 생활했으므로 적절한 자립주거를 마련하여 퇴소하도록 하고, 1명은 신규 입소이므로 타 재활시설로 전원, 나머지 2명은 강한 경고 조치를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결정 사항을 토대로 시설장이 생활인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한 달 동안 전원할 시설을 알아보고, 적절한 자립 주거를 준비하고 한 달 후에 퇴소하는 것으로 퇴소 공고를 냈다.
갈등이 심했던 당사자들은 조금씩 수그러들고 조심하려 했으나, 퇴소 기한이 다 되자 이번엔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들이 폭발하였다. “같이 살 수 없으니 다른 층으로 전출을 해달라, 퇴소 기한이 다 되었으니 무조건 퇴소 시켜달라. 고시원으로 내보내라.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 등등 항의가 거셌다. 또다시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일단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지점을 줄이기 위해서 의견을 받고 조정하고, 환경 개선 사항을 접수하였다. 그러나 미워하는 마음은 서로 커졌고, 인간적인 배신감도 더 커졌다. 서로 간의 마음의 상처는 더 깊어졌다.
뭔가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 외부 갈등관리 상담 전문가를 초빙하여 오픈 다이얼로그 방식으로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공동생활에서는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많은 부분에서 본인의 생각이나 생활방식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마음을 열어놓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오픈 다이얼로그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 기대가 된다.
공동으로 생활하면 생길 수밖에 없는 인권적인 문제를 시설 종사자의 인권 교육이나 생활인의 인권 교육, 인권 조사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본질적인 해결 방법은 노숙인들의 탈노숙을 지원하기 위한 주거로서 공동생활을 하는 시설 제공이 아니라 사생활이 보장되는 개인 주거를 지원하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의 기본이 되는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적 관점이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당장 모든 노숙인에게 개인 주거를 제공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의 사생활 보장이 가능한 시설 환경을 갖추기 위한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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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식구들의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
🏖️일(日), 일(work), 일(사건, happening)
요즘 열린 식구들이 바쁘다. 하루하루 시간을 어찌 보낼지 몰라 동네 한바퀴를 돌거나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도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민간 기업 일자리부터, 동주민센터 등에서 업무 보조를 하는 공공 일자리, 시설 내부 일자리까지 각각의 노동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모든 식구들이 일을 한다.
일을 시작하게 되면 다들 어깨를 펴고 표정이 달라진다. 다른 사람에게 커피나 담배를 빌리지 않아도 되고, 밀린 핸드폰 요금을 낼 수 있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쉬워진다. 월급을 타면 그동안 신세 진 것을 갚느라 박카스, 커피믹스 같은 작은 선물이 오고 간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마주 앉는 저녁 식탁에서는 오늘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났던 이야기, 직장 동료와 다퉜던 이야기, 요양보호를 하는 할머니의 머리를 자원봉사자와 연계하여 돌봐드린 이야기, 뜨거운 햇볕 아래서 텃밭가꾸기를 하는 동료를 걱정하는 이야기 등등 대화거리가 넘친다.
“매일 아침 단정하게 옷을 입고, 출근해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일을 하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아요. 지금 정말 행복해요. 저한테도 이런날이 오네요”
사람들에게 일은 일상의 변화 뿐만 아니라 존재의 변화를 가져오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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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산포 나들이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여름, 열린여성센터 생활인들도 더위를 잠시 잊기 위해 몽산포해수욕장으로 물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차가 막힐까 이른 아침부터 떠난 설렘이 가득한 첫날!
점심을 먹고도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1시 채 되지 않아,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던 중 카페 안에서 들리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그 연주 주인공은 10여 년 전 배운 재능을 손가락이 기억하고 있던 열린여성센터의 한 생활인분이었습니다.
감동의 순간을 만끽하면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의 여행.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우리는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바닷가에 처음 와 봤다는 분,
아이와 함께 물놀이하며 즐거워하는 분,
파도를 즐기며 헤엄치는 분,
추억을 사진 속에 담아주는 분.
이렇게 각자 서로의 추억을, 또는 함께하는 시간의 추억을 남기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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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해주신 분들
<후원물품>
♣단체후원
- 의류&신발: 사단법인 나누며하나되기(여성정장바지 27점, 원피스 6점), 연꽃향기(여름샌들 30켤레). 영원무역&바보의 나눔(등산용 바람막이 점퍼, 바지, 셔츠 228점), 서울노숙인시설협회(여름 쿨내의 104벌)
- 생활용품: 사단법인 나누며하나되기(때비누&바디로션 각 3상자, 콘세튼소화기패치 60개, 생리대 3상자, 물티슈 1상자), 연꽃향기(화장품 에센스 30개), 희망나무(생리대 4박스)
- 전자제품: 사단법인 나누며하나되기(공기청정기 1대)
- 방역물품: 사단법인 나누며하나되기(마스크 2000개, 손살균소독제 27개,)
- 식료품: 사단법인 나누며하나되기(쌀 40kg), 홍제동새마을금고(쌀20kg, 열무김치 10통), 서울씨스터즈(김치우동라면 83상자),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닭고기 30팩, 디딤센터(소곱창 12kg)
- 건강식품: 연꽃향기(건강효소-60통)
- 악세서리: 연꽃향기(키링 40개)
♣개인후원
박*숙(쥬스 6상자), 조*덕: 수박 2통, 강*주(캔커피 24개입*10박스)
<후원금>
♣ 지정후원(총액: 8,759,400원)
- 냉방비 지원-새마을금고(홍제점), 아동결연지원: 이지선, 김혜영
- 제주여행지원: 해피빈-포스코 1%마리채지원(5,679,400), 노정균, 김혜영
- 종사자복지지원: 이영희
♣비지정후원(총액 11,208,800)
해피빈, 이화여대활동팀, (주)푸드컬쳐랩,이호복, 강병우
<자원봉사>
- 아동 학습지도: 김지아, 김지우, 신혜진(연세대학교)
- 행정 지원 및 생활인 활동지원 : 박진솔(서울대학교)
- 시설 관리 지원: 이웃님
열린여성센터는 많은 후원자분들과 자원봉사로 시간을 내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열린 식구들이 여행도 다녀오고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기능보강 공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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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여성센터
서울 서대문구 홍제내2길 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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